박승예개인전 '100만 번 산 괴물' (6/8~7/8)




100만 번 산 괴물 / 박승예 개인전 (2018.6.8-7.8)
상업화랑 서울 중구 을지로3가 240-3

“그건 실존주의에 대한 이야기군요. 60년대쯤 한참 유행했던 거죠.”

누군가들은 그렇게 말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던 일본작가 사노요코의 ‘100만 번 산 고양이’속의 투박한 털을 가진 고양이는 구십구만 구천구백구십구 번의 삶을 살아가다가, 100만 번째의 삶의 만남에서야 함께하고, 사랑하고, 상실하며, 아파지는 것이 무엇인가의 깨달음의 답을 갖게 되고, 그 백만 번째의 삶에서 죽어지고서야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되었더랬다.

기괴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마치 적어도 오백년 이상은 살아온 것 같아요. 스스로가 이무기가 된 기분이라 할까요? 엄마와, 그 엄마의 엄마, 엄마의 엄마의 엄마,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뱃속안의 난자속의 그 안의 난자속의 난자속의 난자...의 삶으로 늘 존재해온양. 그래서 그네들이 마시는 공기를 마시고, 그네들의 역사 속에 함께하고, 그래서 그렇게 그 시간을 죄다 살아오며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죠. 결국 나의 차례가 되어서 세상에 나왔는데, 이것이 열 번째의 삶인지, 천 번째의 삶인지, 아니 적어도 수백수천번은 될 테죠. 여튼 나는 인류의 연속의 어느 끝자락일 테니. 적어도 나의 것이 백만 번째는 아닌 것이 분명해요. 왜냐면 나는 여적도 답을 모르겠거든요.”

무수한 삶과 모양의 존재로 이어져 온 듯하다. 그 길고 긴 세월동안 나는 누군가들로서 존재해 온 듯하다. 그것은 어떠한 망상일는지도 모른다. 아니 망상임이 분명할 테다. 각기 다른 소설을 펼치며 나는 톨스토이의 (부활)네흘류도프였다가, 헷세의 (데미안)싱클레어였다가,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오셀로였다가, 도스도옙스키의 (죄와 벌)라스콜리니코프 이었다가, 그렇게 무수한 시절과 다양의 불안과 죄악의 괴물이었다가 하며, 혹여 저것들이 나의 삶의 몰래 훔쳐보고 쓰여진 이야기들이 아닌가 하는 양 말이다. 그러하다면 맞을 테다. 어쩌면 나는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이상을 거치며 수천 번 이상을 태어나온 괴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는 백만 번째의 삶을 마칠 즈음에 다다라서야 무릎을 탁 치며 이제야 겨우 답에 다다랐다고. 그러함으로 더 이상 태어나지 않아도 된다고. 백만 번째의 괴물이 마지막이라고 하며 ‘다시는 태어나지 않았습니다.’로 마무리 될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나 자신이 그려내는 것들을 스스로 괴물이라 부른 것은 아니었다. 그려지는 대로 그린 그것들의 이야기들을 보며 누군가가 그리 말했던 것 같다. 

“괴물들이군요.”

여적 백만 번의 삶을 살아오지도 못하였고, 백만 장의 그림을 그리지도 못하였다. 주구장창으로 매일을 그려대나, 이번 생에서 백만 장의 그림을 그려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언젠가는 백만 번째의 삶을 살아낼 것이고, 그 생에서 백만 장 째의 그림을 그려내는 그날에는 그 궁극의 답에 다다르는 날이 올는지도 모른다. 백만 번째의 괴물은 더 이상 이무기가 아닌 용이 되어 닐바나로 떠날는지도 모를 테다. 살아가고, 그려가는 것이다. 답에 다다르는 그날까지. 그러고 나면, 괴물은 ‘다시는 태어나지 않았습니다.’가 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 박승예 작가 블로그에서 (http://blog.naver.com/spunkyz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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