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화)부터 10월 14일(일)까지 여성작가 윤석남 개인전 ‘윤석남’이 학고재 신관에서 열렸다. 윤석남 작가는 아시아 페미니즘의 대모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작가이다. 어머니 세대부터 이어져온 한국 여성의 삶에 대한 진지 한 고찰을 해 온 작가다. 

윤석남은 1980년대부터 여성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어머니’를 주제로 작업을 해 왔다. 특히 그녀는 어머니로서의 강인함과 인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모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녀는 이러한 작업을 위해 이매창, 허난설헌 등 역사적 여성은 물론 자신의 어머니와 할머니 등을 작품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여든에 접어들어서 여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과거의 여성과 어머니가 아니고, 자신을 작업의 중심으로 내세웠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는 윤석남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전통 미술의 채색화 기법으로 그린 자화상인 신작 5점과 함께 2018년 버전의 설치작업인 <핑크 룸>을 선보였다. 학고재 신관 지하 2층 공간을 분홍색욿 꽉 채운 <핑크룸>에서는 1996년 설치에 사용했던 의자를 20여 년 만에 다시 꺼내어 전시를 하고 있다. 오래된 의자의 패브릭과 여성치마는 전통적인 한복에서 자주 보는 화려한 분홍색 비단천은 서양적이면서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핑크는 어린 시절 여자아이들에게 강요하는 유년 시절의 기억에 맞서는 일종의 사회적 고정관념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를 들려주고자 한 설치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40년이 넘게 작업을 이어온 윤석남이라는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전시로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