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참견錄 – 단편들 _ 브뤼노 레끼야르 _ 고은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452번길 16 (우2동 1005-17)
부산 참견錄 – 단편들
브뤼노 레끼야르
2018년 3월 10일 – 5월 30일

고은사진미술관 연례 기획 〈부산 참견錄 2018〉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히 프랑스 사진가 브뤼노 레끼야르가 포착한 부산을 선보인다. 브뤼노 레끼야르는 2016년 한-불 수교 130주년 공식행사이자 고은사진미술관이 파리의 죄드폼 국립미술관과의 교류전으로 진행한 《브뤼노 레끼야르. 형태의 시》 전시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부산에서 소개된 바 있다.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부산을 방문한 작가는 첫눈에 이 다채로운 도시에 매료되었고, 이를 계기로 〈부산 참견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부산 참견錄〉은 매년 한국의 중견사진가들 중 한 명을 선정하여 부산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기록하도록 지원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10년 장기 프로젝트이다. 2013년 강홍구와 2014년 최광호, 2015년 이갑철, 2016년 강용석 그리고 2017년 정주하에 이어 여섯 번째 작가로 선정된 브뤼노 레끼야르는 2017년 1월과 10월에 부산을 방문하여 도시 곳곳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했다. 

브뤼노 레끼야르는 마치 일상 속에서 시를 쓰듯 자신의 주변을 사진 찍는다. 스스로 “놀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그에게 사진은 익숙한 자기 주변을 새롭게 드러내는 작업이다. 그래서 그는 난생 처음 방문한 아시아, 한국의 부산을 탐구하는 이 프로젝트가 매우 어렵고도 흥미로웠다고 말한다. 그는 사진 촬영 후 최종 인화의 단계까지 아주 오랜 제작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특히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에 대한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이 도시와 문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고민하던 그는 부산에 도착했을 때 첫눈에 자신을 사로잡은 분위기와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그에게 사진을 찍는 행위는 그 공간에 자신을 위치시키는 것이자, 그 공간에 스스로가 길들여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감각을 통해 부산에 대한 관조와 사색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번 〈부산 참견錄〉의 핵심이라 하겠다. 

관객의 입장에서 그의 작업을 이해하는 것 역시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구체적인 사진의 대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선과 형태 그리고 파노라마 프레임으로 구성된 독특한 조형성은 그의 작업을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그 대상은 자신만의 배치를 통해 완전히 다른 맥락의 이미지가 된다. 이질적인 대상들이 번갈아 놓이면서 새로운 맥락을 형성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그의 작업은 매우 구성적인 동시에 입체적이다. 브뤼노 레끼야르의 사진 구성은, 선정하고 포착할 때의 자기감정을 가장 적절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식으로 대상을 배열하는 하나의 기술이기도 하다. 대상을 사물로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관조하면서 그 내면의 비전을 읽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다양한 요소들로 조합된 단편적인 이미지들은 전체의 구성 안에서 각 요소로 작동한다. 브뤼노 레끼야르가 포착한 부산은 이중의 층을 가진, 그리고 여러 단편들로 구성된 하나의 총체적인 구조인 셈이다. 그에게 파노라마 프레임은 더 많은 것을 담아내는 도구가 아니라,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배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선택과 배제를 통해 구성된 각기 다른 형태와 선과 색은 그 안에서 나름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그의 사진이 힘을 갖는 이유는 어쩌면 그가 세계와 맺는 이러한 관계 때문은 아닐까? 이번 전시의 제목이 “단편들”인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고은사진미술관과 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 스페이스 두 곳에서 펼쳐진다. 전시는 그가 부산에서 발견한 몇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거리의 바닥, 자연의 풍경, 도시의 거리와 집, 사찰, 사람, 바다 등 부산의 각 요소들은 서로 유사한 형태나 비슷한 빛깔로 조응한다. 공통점이 없는 듯한 요소들이 그의 사진 속에서 혹은 전시장에 배치된 각 사진들 사이에서 조합되고 연결된다. 순간을 포착한 이미지는 그러한 요소들 사이의 대화를 통해 영원성을 획득한다. 이로써 그가 포착한 개별적인 감성과 의미는 보편성으로 나아간다. 그의 작업에서 흥미로운 점은 바로 이것이다. 전시공간은 작가가 포착한 부산의 색상들인 노란색과 파란색 그리고 붉은색으로 칠해진 가벽과 벽면을 통해 마치 축소된 부산을 보여주듯 구성된다. 즉 산과 바다 등 자연으로 둘러싸인 부산처럼 공간이 나뉘는 것이다. 그 공간 안에서 교차되고 있는 흑백사진과 컬러사진은 각기 다른 비전을 갖는다. 흑백사진이 형태와 구성을 통해 브뤼노 레끼야르가 포착하고자 하는 의미의 정확성을 드러낸다면, 컬러사진은 색채의 섬세함과 형태의 앙상블로 의미의 다양성을 암시한다. 특히 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 스페이스에서는 그의 시각을 더욱 확장해서 보여주면서, 유쾌한 한 편의 시를 만들어낸다. 

그는 대상을 선택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자신의 프레임 안에 구성할 세부 요소를 파악한다. 새로움과 정확성에 대한 탐구는 브뤼노 레끼야르가 자신만의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형태를 통해 재구성해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관찰은 기존의 것을 해체하고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에게〈부산 참견錄〉은 새로운 형태의 부산과 만나는 것이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부산과 관계를 맺는 행위이다. 2017년, 그에 의해 포착된 부산이 지금 여기에서 우리와는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가? 사소해서 누구나 그냥 지나칠 법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그의 시선은 우리로 하여금 익숙한 사물의 도식화와 상투성에서 벗어나 모호하고도 낯선 감각에 몸을 맡기게 만든다. 여러 겹의 부산과 그 틈 사이를 보여주는 그의 작업은 우리가 부산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혹은 어떻게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현실에서 이미지가 해방될 수 있는 가능성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브뤼노 레끼야르에게 부산은 단순한 작업의 소재가 아니라 놀라운 색채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다양한 형태와 의미들이 뒤섞여 공존하는 도시이다. 특정한 대상을 선정하여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변형시키는 동시에, 그 대상의 이질적이고도 시적인 요소와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이번 전시《부산 참견錄 2018 브뤼노 레끼야르, 단편들》을 통해 우리는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부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브뤼노 레끼야르가 그러했던 것처럼. 

고은사진미술관



http://www.aroute.co.kr/


SNS 공유
SNS 공유



(주) NODAMEN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중앙로 14길21,301호
  • (Seoul Office) 서울시 중구 퇴계로 36길 2, 316호 ㅣ
  • 대표 이원준 ㅣ
  • 고객센터 064-757-7720 ㅣFAX 070-8230-1918
  • E-mail patron@nodamen.com
  • 사업자등록번호 489-88-00555 ㅣ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 2017 - 제주이도2 - 0100호ㅣ [사업자 정보확인]
  • 사업자등록번호 489-88-00555
  • 쇼핑몰 도메인주소 http://patron.center
  • 담당자 배진희 | 연락처 064-757-7720

PATRON은 결제정보의 중개서비스 또는 통신판매중개시스템의 제공자로서,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며 상품의 주문, 배송 및 환불 등과 관련한 의무와 책임은 각 판매자에게 있습니다.